[Hiking/등산리뷰] 용문산 힘들지만 값졌던(feat. 눈꽃산행)
요새 독감이 유행이다. 지독한 독감과 작별인사를 하기위해 별별 노력을 다했지만 역시. 병원에서 독한약 받고 잘먹고 잘자는게 제일 최고다.
등산이야 취미로 애기때부터 꾸준히 해서 설산도 다니고 종주도 몇번하고 군대도 산만타는 수색대를 가서 별로 크게 걱정을 안했다. 이 오만한생각이 내 엉덩이를 얼게만들었다.
용문산
용문산은 경기도 양평군 북쪽에 위치해있다. 높이 1,157m. 용문사, 상원사, 윤필사 고찰이 있고 용문사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고 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260㎡나 된다. 광주산맥에 속해있으면서도 높이가 높아서 주변의 산들이 잘보인다. 용문산도 블랙야크 100대 명산중 하나다.
등산로
약 5km 상원사 ~ 장군봉(눈이 너무 많이와서 상원사 주차장에 주차를 못하고 중간에 주차후 걸어 올라감)
한줄리뷰(난이도 ★★★★)
일단 설산이라는 점에서 난이도가 2개정도 올라가고 산새가 올라갈수록 험해진다. 중간이상을 지나면 기암괴석들과 암벽등반을 방불케 하는 경사높은 절벽들을 타고 올라가야한다. 등산초입에는 계곡이 많아서 여름에 가면 좋을듯
등산하며
처음부터 난관이었다. 전국적인 폭설때문에 눈꽃산행을 하러 많은 등산객이 용문산을 올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상원사 입구로 올라가는 구간이 전부 눈이고 우리가 도착했을 쯤 제설을 시작한 것 같았다.(1시쯤) 바퀴가 헛도는 구간이 몇번 있어서 무리하지 않고 상원사 올라가기전 공도에 주차를하고 장비를 꾸리고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등산시작을 감탄과 함께 시작했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새하얀 산새와 설화에 감동하며 용문산들머리를 올라갔다. 마침 또 등산객이 없어 새하얀 눈위에 내 발자국을 그리고 갈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설산을 가면 꼭꼭 준비해야 하는 아이템이 몇개 있다. 장갑, 아이젠, 등산스틱은 겨울산행에 필수로 챙겨야한다. 들머리부터 푹푹 빠지는 발때문에 바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으로 땅을 꼭꼭누르고 눈으로 덮여 보이지 않는 등산로를 눌러가며 올라갔다.
1시간 정도 부지런히 움직이니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날 날씨가 춥지도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왁스로 등산화를 관리해서 전혀 물이 스며들어오지 않아 발쪽은 쾌적하게 등산을 했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그곳이 포토존이 되는 눈꽃에 잠깐 휴식을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2시간정도 올라가니 산새가 바뀌었다. 등산을 준비하기전 몇몇 후기를 봤는데 용문산이 생각보다 만만찮다라고 했다. 뭐 얼마나 힘들겠어?라고 생각했던나를 반성한다. 잔잔했던 파도가 갑자기 매섭게 변했다. 한발자국 걸을 때마다 높낮이가 다른 바위부터 암벽등반마냥 경사가 높아 밧줄이 내려와 있는 구간까지 지금까지 걸어왔던 산새와 180도 다른 거친 용문산이 나타났다.
예상했던 등정과는 다른 산을 만나니 여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장갑의 문제 / 땀 배출 실패 / 레이어링 실패]
1번째 문제 알리에서 구매했던 다용도 장갑은 방풍기능만 있고 친수성소재가 높은건지 눈꽃이 핀 로프를 잡았더니 물을 쪽쪽빨아들였다. 그때부터 손이 얼어오기 시작해 등산하는데 굉장히 많은 장애를 안고 올라갔다. 양 주머니에 핫팩이라도 준비해서 갔으면 문제가 덜했을 텐데 아쉽다.
2번째 문제 바지와 내의가 젖었는데도 마르지 않은 탓인지 엉덩이가 얼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느낌이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엉덩이를 만저보니 엉덩이가 얼어서 얼얼했다.
3번째 문제 오래간만에 설산을 타서 레이어링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해했어야 됬는데 탈의도 없고 레인쉘을 거의 땀복처럼 겹쳐입어서 노스페이스 레인쉘 안에는 땀으로 가득찼고 미드레이어와 베이스는 아제 다 젖어버렸다.
물론 생명상의 문제나 큰 치명상은 없었다 관리할 수 있는 위기정도 였다. 만약 날이 춥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면 그때는 정말 이 3가지 문제점이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3시간 정도 오르니 장군봉에 도착했다. 1시가 넘어 등산을 시작해서 1.5키로나 남은 가섭봉을 가기에는 무리였다. 아쉽지만 포기하고 준비해온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하산하며
눈 덮힌 산의 하산길은 역시 재미있었다. 폭신폭신해서 무릎에도 덜 넘어져도 아프지도 않다. 사고는 항상 하산길에 나니 조심해야한다. 물론 손은 시려운상태였기 때문에 조므락 조므락 손을 잼잼하며 찬기를 빼며 하산했다. 눈안개가 하루종일 껴 있어서 생각보다 해가 빨리 저물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중턱정도 내려왔을 때는 산에 그림자가 앉아 어둑한 용문산을 헤치며 내려왔다.
상원사에 도착하니 밤이 찾아왔다 그때가 아마 6시 정도였다. 상원사에서 주차한 곳까지 생각보다 멀었다. 올라갈 때는 정신없이 사진도 찍고 눈구경에 시간을 모르고 올라갔는데 이미 아는길이고 어두워 보이지도 않는 내리막길이 지루해서 그런지 정말오래 걸었다.
오늘 느낀점
겨울산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준비한 물건이 재기능을 못할 수 있으니 꼭꼭 예비품을 챙겨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