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채근담 : 마음속의 씨앗
여느 때처럼 새벽 일찍 일어난 나무꾼은 나무를 하러 가기 위해 연장을 챙겼다. "응? 도끼가 어디 갔지?" 집안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찾았으나 아무 데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이웃에 사는 다른 나무꾼을 의심했다. 아침 집을 나서다가 이웃집 나무꾼과 마주쳤다. 그는 평소와는 달리 말이 없었다. 자기를 보고 슬금슬금 피하는 것 같았다. "올지. 저 녀석이 내 도끼를 훔친 게 틀림 없어." 그는 우선 다른 도끼를 챙겨서 산에 올랐다. 얼마 뒤 산기슭에 이르렀을 때였다. "아니, 이건 내 도끼 아닌가?" 자신의 도끼가 길 숲에 떨어져 있었다. 어제 나무를 하고 돌아오면서 떨어뜨린 것이었다.그는 신이 나서 땔감을 마련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동네 어귀에서 다시 이웃에 사는 나무꾼과 마주쳤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이 행동이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
신인자(信人者)는 인미필진성(人未必盡誠)이나 기즉독성의(己則獨誠矣)요
의인자(疑人者)는 인미필개사(人未必皆詐)나 기즉선사의(己則先詐矣)니라
남을 믿는 것은 남들이 모두 꼭 성실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는 성실하기 때문이요
남을 의심하는 것은 남들이 모두 꼭 속이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는 남을 속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 어떤 씨앗이 있는지에 따라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달라진다. 의심의 씨앗이 한군데 있으면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좋지 아니하게 보인다. 얼마전에 집에서 밥을먹고 뒷정리를 하지 않은채 그대로 식기가 식탁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는 정리를하고 또 동생이겟지하며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었다. 그렇게 되다보니 만약 식탁에 식기가 치워지지 않은 것을 보때마다 동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제가 또 그랬네' 이 의심의 씨앗은 점점 커져 내가 한번 언성을 높이게되고 말다툼으로 이어졌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차라리 의심의 씨앗을 내 마음속에 담기보다 내가 치우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 잘 타일렀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채근담에서 말했듯이 '남을 믿는 것은 남들이 모두 꼭 성실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는 성실하기 때문이다' 이 말을 가슴속에 새기며 긍정의씨앗을 하나 던져본다.
신인 信人 : 남을 믿음.
미필 未必 : 반듯이 ~한 것은 아님.
진성 盡誠 : 모두 다 성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