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백패킹 리뷰] 주금산 일출백패킹을 다녀오고 나서(aka. 몽골문화촌, 새해)
움직이지 않으면 몸은 웅크러드려한다.
그리고 조그만 스마트폰 세상속 영롱한 핑크색 어플리케이션을 누르면 미지로운 세계로 접속이 가능한다. 푸른 들판, 빛나는 황금빛 모래언덕, 새하얀 알프스...
밖으로 나가는 에너지보단 효율높은 인스타 여행...
새해는 뭘까?
새로운출발, 새 목표와 새로운 나를 찾기위한 다짐을 마련하는 날? 사실 나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이어지는 내일이라고 생각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내일도 오늘도 그리고 다음날도 마냥 인스타여행만 하고 있을 것 같다.
주금산
블랙야크 100대 명산이며 높이가 813m인 제법 높이가 있는 산이다. 포천시에서 본 주금산은 산세가 유연하고 아름다워 '비단산'이라고 불린다. 운악산~천마산으로 이어지는 광주산맥 능선에 위치하며 남동쪽으로 서리산, 축령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주금산 옆에는 유명한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위치해 있다.
등산코스
1코스(10km) 비금계곡 주차장 - 동남능선 - 바위봉 - 정상 - 바위봉-남쪽능선 - 시루봉 - 주차장
2코스(9.5km) 비금계곡 주차장 - 동남능선 - 바위봉 - 정상 - 안부 - 폭포 - 계곡 합수곡 - 사기막 평사교
박지정보
주금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중 독바위가 보이는 헬기장에서 주로 박지를 선정한다. 주변 평평한 곳 그리고 팔각정 근처 텐트 2~3동을 칠만한 장소도 있다. (*등산로에 텐트를 치거나 팔각정안에는 치는 것을 지양해주세요)
한줄리뷰
등산로가 험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은 산길이라 겨울야등이었는데도 재미있었음. 박지가 동서남북 확 틔어있어서 일출 일몰을 잘 감상할 수 있음.
등산하며
드디어 출발이다. 동계백패킹 준비를 계속해왔지만 이렇게 나가는 것은 처음이다. 새해라는 의미가 더해져 꼭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12월 30일은 금요일이었다. 누군가에게는 31일을 준비하며 조용하게 보냈겠지만 나는 하루라도 놓칠 수 없어! 하는 마음으로 음주가무를 즐겼고 그 댓가는 고스란히 등산을하며 처절하게 치러냈다.
예상과는 다르게 눈이 아직도 많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보이는 몽골식 텐트 ' 게르 ', 중국말로는 ' 파오 ' 라고도 한다. 전통적인 게르는 바깥쪽은 가축의 털로 짠 펠트로 안쪽은 나무로 골조를 짜서 설계한다. 몽골문화촌에 있는 것들은 현대 건축공사로 만들어진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다
게르고 뭐고 숙취로 인해 속이 굉장히 불편했다. 불현듯 스치는 생각은 아 박지에서 어떻하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차에서 내리고 바로 화장실을 찾았다. 역시나 저기 주차장 멀리 떨어진 곳에 온풍기가 잘나오는 화장실이 있었다. 맘에들어.
속 풀이?를 다하고 스트레칭과 함께 주금산 헬기장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었다. 물론 올라가기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목 부터 시작해서 발목까지 천천히 몸을 풀고 시작했다.눈이 정말 많이 왔다는걸 다시금 실감 할 수 있었다. 날씨가 풀려 많이 녹았을 터인데 아직도 입구에는 5cm 이상이나 되는 눈들이 우리를 환영했다.
산을 오르며 함께 백패킹을하는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천천히 올라갔다. 주금산은 코스가 간단하다 1코스 2코스 이렇게 있다.1코스는 약간 경사가 심하고 살짝 길다. 2코스는 완만한 경사가 길게 이어지고 마지막 오름새가 약간 가파르다. 내 컨디션이 안좋았게 때문에 2코스를 택했다.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했다. 누군가 숙취엔 등산이 최고라고 하던데... 전혀 동의 못한다. 숙취엔 따뜻한 이불속 유튜브가 최고다. ㅋㅋ너무 힘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실 이건 힘든것도 아니다) 10분정도 휴식하고 다시 배낭을 짊어 지고 걸음을 재촉했다. 아마도 오후 5시가 지나갈 무렵이었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해 하늘은 점점 어두워 지고 있어 헤드랜턴을 꺼내 준비를 했다.
30분정도 올라 갔을까? 꼭 체한것 처럼 온몸에서 소화를 거부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휴식했다. 5분정도 휴식하며 갖고있던 행동식을 나눠먹고 바로 올라갔다. 소복소복 밟히는 눈의 촉감과 소리와 더불어 내 속도 보글보글 장단을 맞춰서 끓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주 불쾌한 그 느낌... 나도 참 바보다. 술을 거부했으면 됬을껄 우와와아아 하는 분위게 젖어 과음을 했으니 내 탓이다. 누굴 탓하랴.
팔각정으로 도착하기 1km 전)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친구에게 매우 미안했다. 원래 우리둘다 쑥쑥 잘 올라가는 편인데 나 때문에 괜히 운행이 늦어지고 식사시간도 지연되는 것 같아 이또한 마음을 짖누르고 있었다. 발포메트를 길게 펴고 바위에 기대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었을 때 쯤 친구가 한말이 있다.
" 정말 등산은 인생같아 " " 한 순간에
"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
친구와 함께 등산을 다니며 리드와 페이스조절을 하며 선두에서 항상 갔는데 처음으로 내가 힘들어한 모습을 보고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정말 뜨끔했다. 그리고 포기하면 안되고 더 힘내서 올라가야 겠다는 마음을 한번더 꽉 잡았다.
' 등산이 인생이라면 절대 포기할 수 없지 '
지도를 확인하고 정말 의지를 담아 한발한발 꽉꽉 눌러서 마지막 경사를 넘어가니 눈앞으로 랜턴 빛이 들어왔다.
도착...
어찌나 반가운 평지인지 높지않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설악산 공룡능선 다 마무리했을 때 온 안도감과 비슷한 안도감이 밀러왔다.
' 다 왔다 '
박지에서
새로산 텐트 가성비 중 최고로 인기몰이를 하는 ' 신형 스타루스 옵티마돔 ' 첫 테스트하기 알맞은 환경이었다. 적당히 춥고, 바람불고, 땅도 얼고, 생각보다 습도도 높아 투습환경도 볼 수 있었다. (옵티마돔 사용리뷰는 다음에)
먼저 올라온 백패킹 선배들이 많았다. 텐트는 약 10동가까이 있었고 큰 쉘터도 하나 있었다. 장비공부를 하니 역시 눈에들어오는건 다른사람들이 쓰고있는 텐트에 눈이 갔다. 아직 보고 무슨 텐트인지 맞출 수 있는 경지까지는 못가서 구경만 했다.
자리가 딱 2자리 남았다. 싱글월 공격형이라 후딱 텐트를 치고 친구 피칭하는 것을 도왔다.
안도감덕분일까? 아니면 배낭을 내려놓아서 체력이 회복됬던 덕분일까? 몸상태가 많이 돌아왔다.
텐트 피칭이 끝나면 먹자먹자 시간이 돌아온다. 즐겁게 먹자먹자 시간을 갖고 새해 카운트 다운을 알리는 보신각 타종 실시간 영상을 보며 새해를 맞이하였다.
새해
알람과 함께 6시 30분에 일었다. 일출예정시간은 7시 30분이었지만 동틀무렵 푸르스름하고 영롱한 하늘빛을 보기위해 1시간 일찍 일어났다.
짖은 쪽색하늘이 점점 묽어지고 주황빛이 강렬해져가는 모습은 언제봐도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