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1 당신의 봄은 어떤가요. 봄, 봄은 또 찾아듭니다. 해마다 찾아드는 봄은 늘 그 봄이나, 그를 맞는 사람의 가슴은 늘 같지 않습니다. 가슴만 달라질 뿐이 아닙니다. 새봄을 맞는 때마다 달라지는 형모(形貌)는 차마 볼 수 없이 괴롭습니다. 이것이 세월이 주고 가는 선물인지, 생활이 주고가는 선물인지, 내게 있어서는 분간하기 어려운자취지만 어쩐지 봄을 맞을 때마다 애틋한 괴롬이 가슴의 문을 소리 없이 두드려서 견딜 수 없습니다. 생활이란 그처럼 사람을 볶으며, 세월이란 그처럼 사람을 틀어 놓는지는 이제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도 아니건만, 어렸을 때에 기쁘던 봄이 어른 된 오늘에 이처럼 괴로울 줄은 나 뿐이 아니라 누구나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북악(北岳)머리를 싸고 흐르는 엷은 아지랑이나 마당 한 귀퉁이에서 뾰족뾰족 터 오르는 새싹.. 2022.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