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다시 블로그를 열었다.
글로 후기를 남기는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산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틈이 날때마다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의 곁으로 향했다.
온전한 자연은 아니지만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즐기는 백패킹은 언제나 삶의 활력이된다.
조비산
조비산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에 위치한 우뚝 솓아있는 산이며 용인 8경중 제 6경으로 용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 한다.
≪동국여지리≫ 죽산편의 ‘현 북쪽 15리에 봉우리 하나가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데 산이 높고 가파라 빼어난 모양이 기이하게 보인다’라는 기록과 ≪동국여지승람≫의 ‘한 봉우리가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데 그 돌구멍에 흰 뱀이 있어 매년 큰 물이 질 때 천민천에 내려와 사람과 가축에 우환이 되었다’는 기록이 전하는 등 전설과 이야기가 풍성한 산이다.
조선시대 초기에 태조가 도읍을 서울로 옮길 때 지금의 삼각산 자리에 산이 없자, 보기 좋은 산을 옮겨놓는 자에게 상을 내린다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 장수가 조비산을 서울로 옮겨가는 도중 이미 누군가가 삼각산을 옮겨놓았다는 소리를 듣고 화가 나 지금의 장소에 내려놓고 서울을 향해 방귀를 뀌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조정에서는 불경한 산이라 하여 조폐산, 역적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야기에서처럼 예전에는 산의 머리가 남쪽으로 뻗어 있었으나, 1970년 무렵 규석을 캐기 위해 머리부분의 바위를 훼손해버려 이야기의 의미와 재미가 줄어들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용인팔경 제6경(조비산 조망)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첫 단락에 나오는 그 돌구멍 흰 뱀이 살았다던 그 굴이 지금 현재는 인기있는 백패킹 장소이며 이색적인 동굴백패킹으로 이름을 널리알린 곳이다.
조비산 동굴백패킹 요약정리
가는법 : 네비에 '조비산가든 검색' / 주차는 조비산가든으로 올라가기전 갓길에 주차
난이도 : 하, 길도 좋고 약간의 언덕도 있어서 운동하는 느낌도 있다
장단점
- 장점 : 올라가기 너무 쉽고 접근성이 좋다. 남녀노소 누구나 박배낭을 메고 올라갈 수 있는 그런 높이
비가와도 타프없이 우중백패킹이 가능한 멋진 곳
동굴이라는 이색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음 그리고 멋진 사진은 덤
- 단점 : 사람이 너무많아서 박지경쟁이 치열함. 정상도 360도 뷰라 박지싸움이 치열
매너타임을 안지키는 비매너를 만날 확률이 높음...
역시나 사람이 많아서 오는 단점이다 밤에 배아프거나 ... 그 뒤 말을 안해도 알거라고 생각함
조비산 동굴백패킹을 다녀와서
무릎도 한번 다쳤겠다 이제는 최대한 Light하게 백패킹을 다니고 있다.
과거에는 무얼 그리 바리바리 챙겨서 다녔는지 이젠 기억도 안난다...
원래부터 우중백패킹을 계획하고 준비를해서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계단을 올랐다.
내가 갖고있는 판초우의는 정말 유용하고 다용도로 쓰인다.
비올땐 판초우의
추울땐 덮게
전실없는 싱글월에 든든한 타프가 되어주기도 하고
질척거리는 바닥에 장비를 놓기전 깔개로도 쓰인다
그러나차가운 가을이 오기전 판초우의를 뒤집어 쓴다는 것은 땀과 전쟁선포의 시작과도 마찬가지다.그렇게 15분을 오른뒤 차라리 비를 뒤집어쓰고 시원함을 가져가는게 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 가방뒤에 구깃구깃 쑤셔넣고 시원한 가을비를 맞으며 박지까지 올라갔다.
들머리에서 20분? 30분을 올라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때 왼편으로 올라가면 된다.
이미 사람들이 동굴안에 진을 치고 있었다. 안쪽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비가와서 등산객이 없다고 하지만 어딜가나 .. 뭐 그렇다
이색적인 동굴백패킹이 아쉽긴 했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사진으로 만족하자 하며 빗소리와 고요함을 택했다.
내 판초우의까지 연결해서 요란하게 지붕설치와 텐트피칭을 마무리하며
판초와 타프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눈앞의 구름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멋지거나
웅장하거나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연과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도시에서 헐뜯긴 나를 치료해준다
사실 별로 상처도 없지만 그래도 자연에서 받는 느낌은 언제나 좋다
해가지면 더이상 시선이 정면을 향할 이유가 사라진다.
이제 시선을 밑으로 향하고 입이 즐거워질 시간이다.
와인을 챙겨와본건 처음이다. 무거워서 항상 서로 힙플라스크에 위스키 또는 전통소주를 들고다녔지만
오늘은 특별하게 와인을 꺼냈다.
와인과 페어링할 음식은 폭립이었다.
이마트에 간편하게 잘나와서 뎁히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일찍눈을 감고 아침의 혹시나 모를 운해를 기대하며 각자 텐트로 들어갔다.
운이좋다.
운해다.
얇은 구름바다가 파도치며 마을을 덮으며 지나간다.
해가 뜨기전 푸르스름한 하늘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좋다. 멍하니 15분은 넘게 하늘에서서 하늘을 내려다 봤다.
조비산은 정상석 옆이 데크로 텐트가 꽉차면 6동~7동 정도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조비산정상박도 운치있어보인다.
아침에 해가떴다.
우중 백패킹에 가장큰 단점?은 복귀 후 장비정비에 몇시간이고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아침해가 강하게 빛을 내며 하늘에 있는 구름들을 다 삼켜버렸다.
우리는 덩달아 그 해를 받으며 장비들을 얼른 말렸다.
동굴에서 사진도 찍었겠다. 얼른 마무리하고 내려가자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밤사이 정말 개똥비매너들이 창궐했지만 이 야이기는 여기서 안다루는 걸로..
조비산 우중백패킹 성공이다.
물론 밤사이 몇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그래 빌런들이야 1호선 말고도 여기저기 있으니...
조비산은 참으로 매력있는 산이다. 주말이 아니고 평일에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그런 산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길이 좋아 누구와 함께같이 갈수도 있고 백패킹 입문자가 정말 좋아할 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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